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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이야기

주짓수로 극단적인 성폭력에 대항하자

몇 년 전 영등포소재 대안교육기관인 하자센터에서 진행한 '소녀들의 격투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소녀들에게 자신감과 호신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만  운영미숙, 대상 학생들의 생소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6개월정도를 운영하다 접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에도 인터넷을 통해 여성단체나 장애우관련 단체에  연락해 주짓수 강좌를 제의하기도 했지만 주짓수가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인지 관심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강좌를 제안하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폭력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해자의 인생전체를 망가트릴 수 있습니다.


소수자의 주짓수에 관심을 가진게 된데는 성폭력기사, 그중에서도 장애우의 성폭력 피해와 관련된 뉴스에서 였습니다. 
피해자 부모님의 인터뷰에서 피해 당사자와 가족의 고통이 뉴스를 통해 고스라니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고 1차원적이기는 하지만 주짓수 수련을 통해 극단적인 상황과 폭력으로 부터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나서 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술은 우락부락한 남자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술의 탄생은 사회적, 육체적 소수자들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라데는 무기를 소지할 수 없는 소수계층의 농민이 사무라이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 졌고 브라질의 무술 카포에이라는 소수자인 노예들이 주인의 눈을 피해 춤과 같은 형태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무술입니다, 이소룡으로 유명한 영춘권은 심지어 남성에 비해 상대적 힘의 소수자인 여성에 의해 창조된 무술입니다.

현대 주짓수의 아버지 엘리오 그레이시(가운데)

주짓수 또한 이런 과정을 겪었습니다. 현대 주짓수의 아버지인 엘리오그레이시가 자신의 작은 체격을 극복하기 위해 당시까지의 주짓수를 개량, 발전시켜 작은 힘으로도 효과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무술로 주짓수를 재창조하였습니다.

주짓수의 기술체계는 여자와 남자의 대결도 가능케 합니다.


넘어져 있는 극단적인 상태로 부터의 탈출이나 공격의 높은 성공확율은 주짓수의 의외성으로 부터 출발합니다. 
상대가 넘어지면 심리적으로 '제압되었다'라고 생각하는것이 일반적이지만 주짓수는 이때부터 시작이고 이런 종류에 싸움에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는 100번에 1번 이기기도 힘듭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포지션이 주짓수하는 이들에게는 상대를 제압하기 좋은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주짓수 첫날인 수련자와 1년이상 수련한 사람이 스파링을 하면 평균 5분에 10번~15번까지도 항복을 받아냅니다. 30초에 한 번 꼴로 발버둥치는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겁니다. 
상대가 도망가지만 않는다면요.

폭행의 상황으로 부터 노출되지 않는게 최선이겠지만 최악에 상황에 노출 된다면 주짓수로 탈출과 제압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습니다.

주짓수가 최고는 아니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육체적 1:1 상황에서 주짓수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주짓수를 통해 힘의 우위를 점유하고 상대를 억압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상황과 행위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과 기술을 같자는 것 입니다.